다윗은 애매모호한 부분이 하나도 없는 그런 평면적인 사람이 아니다. 지금 나는 진실이란 모름지기 다양한 면모(polyvalent)를 갖기 마련임을 주장하려는 것이다. 또 진실은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기 일쑤다. 따라서 진실은 오직 한 가지의 단일한 공식이나 정형화된 어구로 축소하거나 환원해서는 안된다. 진실 안에는 풍성한 의미와 각양각색의 통찰들로 가득하다.

진실은 고약스럽게도 모호성과 불가해성 그리고 다양성까지 한 데 어우러진 채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진실은 그 실체를 드러내다가도 금방 그 자취를 감추어 버린다. 이처럼 진실의 변덕스러운 특성과 성격 때문에 우리는 놀라다 못해 분통을 터뜨리기도 한다.

우리 자신과 삶에 대한 진실은 다양한 가치와 여러 가지 모습으로 켜켜이 쌓여 있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성경 본문이야말로 진실이 이런 특징을 갖는다는 사실을 가장 잘 포착하고 있다. 그렇다면 구약성경이 그려내는 다윗의 다채로운 모습은 진공과 같은 공간에 존재하는 인물에 대한 묘사가 아니라 특정한 각도에서 투사된 실체로 이해해야 한다. 다윗에 관한 형형색색의 다양한 묘사들은 쉽사리 하나로 조화되거나 통합되지 않는다. 그러나 구약성경이 서술하는 다윗에 관한 그 다채로운 이야기를 통전적으로 함께 읽을 때, 비로소 그 이야기들은 서로를 교정해 주는 기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옮긴이 서문]

본서가 번역 출판되기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움의 손길을 아끼지 않은 분들에게 고마운 인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2020년도 초반,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Covid-19 전염병 확산이라는 그 끝을 가늠할 수 없는 길고도 끔찍한 암흑의 터널에 진입하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이 책의 판권 구입은 물론 번역과 출판에 관한 모든 문제들과 과정들을 세심하게 살펴준 대서 출판사 장대윤 대표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대서출판사와 협업하여 교정과 편집 작업을 맡아 수고를 아끼지 않은 세움북스 편집부 여러분들께 고마움을 표합니다. 초벌 원고를 예리한 눈으로 일일이 검토하고 나름의 평가와 의견을 제공해 준 이길복 목사님에게는 너무나 큰 사랑의 빚을 졌습니다. 이 모든 분들의 도움과 헌신에도 불구하고, 번역과 관련한 어떤 문제나 오류가 발견된다면 그것이 오롯이 저의 몫이며 책임입니다.

아무쪼록 브루그만이 천착한 사무엘서와 역대기 및 여타의 구약 본문들에 실린 다윗 이야기에 관환 깊은 사고와 이해를 바탕으로, 학계에서는 성경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연구가 진행되고, 교회 강단에서는 실존적이면서도 실제적인 하나님의 말씀이 더욱 풍성하게 선포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목회자들과 신학생들에게 이 책이 되풀이해서 정독하기를 강력히 추천하며 옮긴이 서문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백석신학대학원 연구실에서 2021년 크리스마스를 앞둔 대림절 어느날)주현규
추천사 인사말 ·5
옮긴이 서문 16
개정한 저자 서문 23
초판 저자 서문 37
악어표 43

서론 : 진실, 그 낯설음에 대하여 47
1장 : 지파의 염원이 가득 담긴 진실 63
2장 : 다윗의 고통스러운 진실 117
3장 : 왕국의 확실한 진실 183
4장 : 회중의 소망어린 진실 : 235
결론 : 진실, 그 자유와 위험천만함에 대하여 289